“그땐 몰랐어요,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알았죠”
며칠 전, 한 통의 접수 메시지를 받았습니다. 내용을 읽다가 잠시 멈칫했습니다. “부모님께서 정하신 대로 따랐죠… 그런데 가격이 비싸다는 걸 마지막 날이 되어서야 알게 되니, 되돌릴 수 없었어요.”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는 복잡한 감정이 묻어 있었습니다. 예우를 다하고 싶다는 자식된 마음, 그리고 막상 닥치고 보니 너무 늦어버린 현실. 장례를 직접 겪은 분들이 종종 하시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준비할 시간도, 판단할 여유도 없이 정해진 가격에 정해진 절차를 따르게 되는 상황. 아무리 담담하려 해도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집니다.
입관 선택만 해도, 상조비용을 넘기 쉬운 구조
상조에 대해 설명드릴 때 종종 듣는 말이 “가입하면 더 비싸지는 거 아닌가요?”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막상 장례를 치른 뒤에는 “이게 더 나았겠네요”라고 말씀하십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장례에서 선택할 수 있는 서비스는 생각보다 많습니다. 입관용 관, 수의, 꽃 제단, 장례지도사, 고인 차량, 의전 인력 등. 하나하나 선택하다 보면, 처음 예상했던 금액보다 훌쩍 넘어갑니다. 특히 입관에서만 몇 가지 옵션을 추가해도 금세 상조 가입금액을 초과하기도 합니다. 그때는 후회해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비싸다”는 인식, 실제로는 오히려 절약
상조 가입은 ‘비싼 서비스’라는 인식이 여전히 많습니다. 하지만 실제 장례 현장에서 보면, 상조는 오히려 경제적인 선택입니다. 가입 당시 고정된 금액으로 주요 장례 항목을 미리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갑작스럽게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수천만 원이 들 수도 있는 장례비용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게다가 요즘은 무이자 분납도 가능하고, 중도 해지도 자유로워서 부담이 크지 않습니다. 비용을 줄이는 수단이 아니라, 마음의 여유를 확보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더 맞을지도 모릅니다.
“업을 하는 사람이니, 한통속으로 보시죠”
이 일을 하다 보면, 가끔은 이런 오해도 듣습니다. “자기 일이라서 좋게 얘기하는 거겠지.” 맞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실제로 장례를 겪은 분들이 ‘이래서 상조를 해야 하는구나’ 하고 말씀하시는 걸 더 자주 듣습니다. 직접 경험하니, 그 차이를 아시는 거죠.
그럼에도 업을 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한통속’처럼 볼 때는 여전히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더 차분하게 말씀드리려 합니다. “정말 필요하실 때, 후회하지 않도록 미리 준비해두세요.”
마지막 날에 안타까워하지 않도록
장례는 언제 올지 모르고, 그래서 ‘미리 준비’라는 말이 중요한 겁니다. 준비는 부담이 아니라, 평정심을 지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그리고 누군가의 마지막을, 가족의 기억으로 잘 남기기 위한 시작이기도 합니다.
장례를 치르고 나서야 알게 되는 비용의 무게. 그걸 미리 알았다면 선택은 달라졌을 겁니다. 경제적인 이유로라도, 감정적인 이유로라도, 상조 가입은 한 번쯤은 꼭 고민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훈지기 박선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