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면접을 볼 때마다 꼭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보훈상조는 가족들에게 ‘아버지’, ‘할아버지’ 가 국가유공자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깊이 인식하게 해주는 회사입니다. 장례는 끝이 아니라, 그분의 삶을 다시 떠올리는 시작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 길 만큼은, 몰라서 혜택을 못 받는 일이 없도록. 그리고 정말 국가유공자로서 존중과 예우를 받으며 떠날 수 있도록 돕는 게저희의 일입니다."
이 이야기는 수십 명의 면접자들에게 반복해서 전하는 말인데요.
매번 말할 때마다조금씩 다른 감정이 떠오릅니다.
단순히 말을 꺼내는 걸 넘어서 조금 더 단단하게, 조금 더 조심스럽게마음을 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우리 손에 맡겨지는 건 단지 한 분의 마지막 순간이 아니라 그분의 ‘전체 생애’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잘 모르십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국가유공자셨어도…
가족이라는 이유로 '보통의 아버지', '우리 할아버지'로만 여기며 살았던 시간이 대부분이니까요.
그런데 이 일을 하다 보니알겠더라고요.
많은 유가족분들이 그분이 어떤 삶을 살아오셨는지,그리고 어떤 공을 세우셨는지를잘 모르시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장례 진행 중에 "국가유공자는 이런 지원도 가능합니다" 라고 말씀 드리면, "그런 게 있는지 몰랐어요"라는 반응이 정말 많습니다.
‘모르면 예우받지 못하는 현실.’
그렇다면,누군가는 그걸 챙겨야 하지 않을까?
저희가 그 역할을 맡는 것이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보 하나라도확실하게 전달해 드리고, 장례의 한 순서, 한 절차마다 ‘국가유공자 장례’에 걸맞은 품격을 지켜드리는 것.
그게저희가 할 수 있는작은 '보훈'이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대표라고 하면‘사업가’처럼 보일 수 있지만…
보훈상조의 대표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보다는 ‘사명감’의 일입니다.
왜 이 일을 선택했고,또 이 일을 통해무엇을 지키고 싶은가.
그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서라도면접 때마다이야기를 꺼내고,그때마다저 스스로에게 다시 묻습니다.
‘우리가 국가유공자에게 드릴 수 있는진짜 마지막 예우는 무엇일까?’
그 예우는 결국,떠나는 분 뿐만 아니라 남겨진 가족들이평생 기억할 수 있는기억이 된다고 믿습니다.
잊히지 않도록.소홀하지 않도록.
우리의 일을그 마음으로 지금 이 순간도 이어가겠습니다.
보훈지기 박선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