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는 어디 묻거나 두지 말고, 그냥 뿌려라.”
그 말을 듣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애들이 크면 그 시대에 누가 찾아오고 하겠느냐?”고 하시면서요..
직업상 매일같이 누군가의 죽음을 맞이하는 일에 익숙하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가족의 이야기로 들으면 감정의 결이 다릅니다.
문득 요즘 결혼식이 떠올랐습니다. 셀프웨딩, 야외웨딩, 소규모 하우스웨딩까지… 이제는 ‘예식’보다 ‘방식’이 더 중요해진 시대잖아요. 장례도 그렇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의미 있는 이별을 하고 싶어요
실제로 최근엔 3일장을 고집하지 않고, 1일장이나 가족 중심의 간소장례를 선택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그 안에도 여러 이유가 있더군요.
- 부모님의 뜻을 최대한 따르고 싶어서
- 자녀들이 멀리 살아서 모이기 어려워서
- 차라리 조용하고 따뜻하게 보내드리고 싶어서
그런 흐름 속에서 ‘이건 장례가 아니라 여행이었어요’라는 말을 듣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한 장례에서, 유족분이 국악 공연팀을 섭외해 발인 전날 작은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고인이 생전 국악을 좋아하셨다며, “이건 아버지의 마지막 여행입니다”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장례문화, '맞춤형' 장례 서비스로 가게될까?
해외의 장례 문화를 보면, 일본은 사전 장례계획(엔딩노트)을 통해 유언과 장례 형식을 미리 정리하고, 미국은 메모리얼 서비스처럼 고인을 기리는 파티 형식의 장례도 많습니다. 스위스와 같은 나라에서는 자연장(산이나 호수에 유골을 뿌리는 방식)이 당연하게 여겨지기도 하고요.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그런 흐름이 보입니다. 최근 들어 ‘수목장’, ‘해양장’, ‘가족장’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습니다. 단지 비용 절감 때문이 아니라, 고인의 삶과 가족의 감정을 담을 수 있는 ‘방식’을 찾고 있는 거죠.
이렇게 고인의 삶을 기리는 맞춤형 장례가 일반화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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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에서 고인의 사진이나 영상뿐만 아니라, 고인이 좋아했던 음악, 취미를 반영하여 추모 공간을 꾸미고, 고인의 삶을 하나의 이야기처럼 공유하는 장례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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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현대인들과 해외에 거주하는 유가족을 위해 온라인 을 활용한 가상 추모 공간이 활성화도 좋지 않을까요?.
장례는 그분을 기억하는 시간이 되도록 ..
지난번 국가유공자 장례 현장을 직접 보는 이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장례는 단지 절차가 아니라 기억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어떤 방식이든, 고인을 기억하는 마음이 담긴다면 그 자체로 충분한 예우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해지는 장례문화 속에서 우리 보훈 상조는 . ‘그 사람답게 보내드릴 수 있도록’ 정성껏 준비하겠습니다.
보훈지기 박선영 드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