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조보증공제조합과 보훈상조- 상조업의 향방에 대한 논의

2025. 10. 24.
보훈지기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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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조보증공제조합과 보훈상조- 상조업의 향방에 대한 논의

상조보증공제조합과 보훈상조, 시니어산업의 방향을 함께 고민한 하루

서울은 오랜만이었습니다. 가을빛이 내려앉은 강변북로를 지나며, 가볍게 들고 간 노트북보다 더 무겁게 느껴졌던 건 마음이었습니다. 이번 출장의 목적은 단순한 업무 미팅이 아니라, 상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한 걸음 더 깊이 이야기해보는 자리였기 때문입니다.

 

하비스커스 뱅쇼 한 잔, 그리고 시작된 하루

회의 전, 파스쿠찌에서 하비스커스 뱅쇼를 시켰습니다. 계피 향이 은은하게 퍼지자, 마치 긴장도 조금 풀리는 듯했습니다. 그렇게 잠시 머물다 보니, 오늘 만나야 할 분들의 얼굴이 하나둘 떠올랐습니다. 상조보증공제조합, 삼일회계법인, 이촌회계법인, 그리고 업계의 실무 리더들까지—이날은 그야말로 상조업 전반의 '지금'을 함께 고민하는 자리였습니다.

빈 종이에 손으로 제목을 적어봤습니다. ‘초고령사회, 상조업은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문장 하나가 저절로 나왔습니다.

 

상조업, 이제는 '사후'가 아닌 '삶'의 산업으로

상조보증공제조합에서 준비한 보고서에는 지금의 숫자보다 미래의 변화가 더 크게 담겨 있었습니다. 단순히 장례를 준비하는 산업이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에서 시니어 라이프케어 전반으로의 확장 가능성을 짚고 있었거든요.

보훈상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희는 국가유공자의 마지막 길을 예우로 준비하는 일을 하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건—장례는 단지 이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생애를 다시 조명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이날 논의된 MOU 건도 단순 업무협약이 아니라, 어떻게 더 많은 사람에게 ‘기억을 지키는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중심에 있었습니다.

 

회계법인과의 협업, 숫자가 아닌 '신뢰'를 위한 이야기

삼일회계법인, 이촌회계법인과의 교육 세션에서는 회계와 상조라는 전혀 다른 분야가 ‘신뢰’라는 키워드로 연결된 것을 느꼈습니다. 장례라는 민감한 서비스는 결국 믿을 수 있는 기반 위에서만 작동합니다. 재정의 투명성, 공제조합과의 연계, 유족과의 약속—이 모든 것을 함께 지켜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느 회계사 분이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보훈상조는 ‘의전’보다 ‘예우’라는 단어를 더 자주 쓰더군요.” 그 말이 제겐 오늘의 가장 큰 피드백이었습니다.

 

현장의 예우, 제도와 연결되다

이날의 논의는 단순한 협약을 넘어서, 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를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상조보증공제조합은 제도적 틀을, 회계법인은 신뢰의 구조를, 그리고 저희 같은 서비스 현장은 그 ‘감정의 온도’를 함께 짚어야 합니다.

지난번 국가유공자 장례 현장을 직접 보는 이유에서도 말씀드렸지만, 저희는 하나의 장례에도 수십 번의 손길을 담습니다. 법적 절차와 행정만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기억의 틈’을 메우기 위해서입니다.

 

출장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상조업은 단지 상품을 파는 산업이 아니라, 사람의 마지막 시간을 다루는 산업‘예우’라는 하나의 말로 귀결되는 것이 아닐까 하고요.

오늘 논의된 내용들이 실무로 이어지고, 제도로 연결되어, 더 많은 이들의 마지막을 조금 더 정중하게 지켜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비스커스 뱅쇼의 따뜻함처럼, 그 기억이 오래 남을 수 있도록.

 

 

보훈상조대표  박선영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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